본문 바로가기
생활 일기/일본 파인 다이닝

실험정신이 뛰어났던 모던 프렌치, 아리에(도쿄 아자부주반)

by 일본 회사원 2021. 2. 21.
반응형

가게 이름

ALLIE アリエ 아리에

 

주소 / 예약

구글에 麻布十番 ALLIE 라고 검색

아자부주반역에서 걸어서 6분정도 걸렸어요.

타베로그로 예약했어요..

홈페이지: allie.red/

 

특징

모던 프렌치 코스 요리. 메뉴나 사용하는 재료가 굉장히 실험적이라 충격을 받았어요.

코로나 영향으로 단축 영업중: 점심(12~13시 입장, 15시 폐점) / 저녁(17~18입장, 20시 폐점)

점심 3팀, 저녁 3팀만 받기 때문에 하루에 6팀만 식사할 수 있어요. (고로 예약 필수)

 

가격

저녁: 1만엔 또는 1만5천엔 코스

음료 별도 계산, 서비스료 10%

(저는 둘이서 먹고 30,120엔 나왔어요)

 

 

아자부주반(麻布十番)은 세계 여러 나라의 대사관, 영사관이 밀집해있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대사관, 영사관도 아자부주반에 있어서 저도 몇 번 가본적이 있지요.

예전 회사도 아오야마잇초메에 있었고,(아자부주반까지 두 정거장)

현재 재직중인 회사도 롯폰기에 있어서 퇴근 후 산책으로 몇 번 가보기도 했지요.

(아자부주반까지 한 정거장)

 

이 날 일본인 아내와 함께 아자부주반의 한 미용실을 예약했어요.

아자부주반까지 나가서 머리만 자르고 돌아오면 아쉬울 것 같아서, 파인 다이닝을 예약했답니다.

 

식당을 검색하다가 ALLIE(アリエ, 아리에)라는 곳을 발견했어요.

구글 평정 4.5점, 타베로그 평점은 3.89로 굉장히 높았어요.

거기에 타베로그 17, 18, 19, 20년 4년 연속 브론즈(=동상)을 수상했어요!

(아쉽게도 21년엔 획득을 실패했지만..ㅠㅠ)

 

0. 입장부터 시작까지

17:15에 예약을 했습니다.

17시에 가게에 입장을 했더니, 아직 15분이 남았고, 준비중이므로 별실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응대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습니다. (15분이나 일찍 와서 무안함이 느껴질 정도..)

손님을 신적 대상처럼 환영하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진 않았어요. 

 

외투를 맡기고, 손을 씻고 손 세정하고 기다렸습니다.

가게는 소규모(테이블 4, 바좌석 4)였어요.

사진은 밝게 찍혔지만, 전체적인 톤은 매우 어두운 고동색입니다.

 

 

안내 받은 테이블.

앉는 곳은 ㄷ자형 소파로 되어있었습니다.

 

도쿄 파인 다이닝 알리에계절에 따른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따로 고정 메뉴가 없습니다.

코스 요리의 가격은 10,000엔 코스와 15,000엔 코스 요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날 코스는 아래와 같이 구성되었습니다.

 

1. 아뮤즈부쉬

菊芋(돼지 감자)로 만든 스프, 케크사레(cake sare, 프랑스식 소금맛 케이크)

 

2. 전채 요리

북방대합(北寄貝), 흰색 야채, 프로마쥬 블랑 주박

 

3. 해산물 요리

자라, 꼴뚜기, 생선 육수

 

4. 해산물 요리

농어와 무

 

5. 고기 요리

파이로 감싼 지비에

 

6. 디저트

시치미 맛차 쇼콜라, 흰 참깨 아이스

 

7. 차

차 또는 커피, 미냐르디즈(초콜릿, 마쉐멜로 등)

 

 

저흰 부부는 와인을 한 잔씩 마시고 싶어서 와인을 주문했어요.

저는 알싸한 맛의 레드와인, 아내는 달콤한 맛의 화이트 와인으로 추천받았습니다.

사실 와인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몰라서 항상 소믈리에분께 추천을 받습니다.

글래스 와인은 각 2,000엔입니다.

 

와인 페어링도 가능하고, 코스 음식에 맞게 소믈리에분이 준비를 해주십니다.

샴페인 한 잔 포함하여 전체 4~5잔 정도를 마실 수 있고, 가격은 6,000엔~7,500엔 정도였어요.

저희 테이블을 빼고는 다른 두 테이블은 전부 와인 페어링으로 마시더라구요. 

 

 

 

 

1. 아뮤즈부쉬

왼쪽은 菊芋(돼지 감자)로 만든 스프입니다. 길다란 모양이어서 '제법 양이 있겠네'라고 생각했지만, 

그릇의 밑에서부터 중간까지는 다 막혀있는 부분이었습니다.(사진을 잘 보시면색깔이 어두컴컴한 부분..)

하핫.. 맛은 감자스프 맛...(=알고 있는 맛) (그리고 조금 짰습니다.)

 

오른쪽은 케크사레라고 한데요. 프랑스식 소금맛 케이크.

가츠오부시 육수를 사용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맛도 오코노미야끼에서 기름이 없는 맛 같았어요.

신선했지만, 역시나 조금 짰습니다.

 

 

2. 전채 요리

북방대합(北寄貝)과 흰색 야채 샐러드가 나왔습니다.

 

야채는 머위의 어린 꽃 줄기(ふきのとう)와 흰색 아스파라거스,

드레싱으로는 프로마쥬 블랑과 주박이 뿌려져 있었습니다.

 

메뉴 이름이 조금 어려죠..?

 

머위는 쓴 맛이 강했습니다. 쌉쌉했어요..

쓴 맛 안좋아 하는 전 별로였구요... (+ 식감도 질겼어..)

 

프로마쥬 블랑은 액체에 가까운 치즈입니다. 거의 물 흐르듯..

그리고 주박(酒粕)은 술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입니다.

 

해산물 샐러드가 전채 요리일 줄 몰랐어요...ㅎㅎ;;

머위의 초강력 쓴 맛이 입가 전체에 남는 맛...

드레싱이 달콤하니 뭔가 둘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하는데,

제 입에선 그렇게 조화롭진 않았답니다. (주관적)

 

 

3. 해산물 요리

메뉴에 자라, 꼴뚜기, 생선 육수라고 적혀있어서 정말 놀랐습니다.

자라를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초록색 야채 튀김이 가장 위래 올려져 있었어요.

그리고 메인으로 꼴뚜기 순대가 나왔습니다.

꼴뚜기 안에는 어묵과 자라로 만든 속이 들어져 있었어요.

 

자라를 먹어볼 줄이야...

식감은 쫄깃쫄깃 했습니다. (자라인지 모르고 먹으면 모르는 맛..)

알고 먹으니, 맛있진 않았습니다.

만약 식당 예약시에 자라가 메뉴에 있었다면 여기서 먹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 밑에는 시금치, 알타리무 삶은거랑 생선 육수가 있었습니다.

자라의 맛을 말끔하게 씻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빵도 한 사람당 2개 받았습니다. 따뜻해서 아삭한 식감이었어요.

신기한건 오른쪽에 있는 고체로 만든 올리브유. 처음 보았답니다. 

 

 

4. 또 해산물 요리

튀기듯 구운 농어요리. 일본와서 처음으로 농어를 먹어봤습니다. (현재 사는 동네 마트엔 잘 안팜)

죽순, 무, 당근이 토핑으로 있었어요.

노란빛이 나는 육수는 3종류 이상의 무로 만든 육수라네요.

(분명 알타리무, 순무 삶고 남은 물일듯..) <-주관적인 생각 >_<

무가 땀흘려 만든 육수는 항상 정답입니다...!

 

 

5. 고기 요리

역시 요리의 메인은 고기이지만...  지비에...

야생 동물을 사용한 요리인 지비에... 

이 날은 오리고기, 사슴고기를 사용했고, 고기와 고기 사이에 푸아그라를 넣어서 경계를 만들었다네요.

그리고 전체를 파이로 감쌌다고 했습니다.

 

사실 전 소고기를 좋아하고, 특히나 지방이 많은 와규를 좋아하기 때문에 살짝 아쉬었어요.

비린맛은 전혀 없었고, 같이 나온 소스도 매우 담백했습니다.

칼로 자르는 동안 모양이 심하게 무너지거나 하지 않아서 만드는 방법이 궁금했어요.

 

그리고 고기를 먹을 때 사용하는 나이프는 자체 제작한 나이프...

나이프 뒷 면에 ALLIE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굉장히 날카롭게 보였습니다.

 

 

6. 디저트

시치미 맛차 쇼콜라, 흰 참깨 아이스.

 

코스 요리 디저트로 '맛차'를 사용하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맛차는 호불호가 강한 재료라서 코스의 마지막에 잘 내놓지 않는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꽤나 놀랐습니다. 본인은 맛차를 좋아해서 합격!

 

메인인 시치미 맛차 쇼콜라는 가히 놀라운 맛이었어요.

일본 시치미를 드셔본 분은 아실 거에요... 바로 시치미 그 맛이 느껴집니다.(ピリ辛)

항상 마지막 디저트는 '달콤한 것'을 생각해온 저한텐 충격이었습니다.

 

매콤한 쇼콜라를 먹고 토핑으로 올려져 있는 낑깡과 귤을 먹으니 입안이 조금 가라 앉았습니다.

 

7. 차

저는 커피를, 일본인 아내는 레몬글라스를 주문했어요.

커피는 돌체구스토 캡슐커피였습니다.

 

차를 마시며 먹는 조그만 디저트로는

피난셰, 딸기 마쉬멜로우, 생초코가 나왔답니다.

 

8. 총평

둘이서 먹고 30,120엔이 나왔습니다.

롯폰기, 도쿄타워 근처에서 파인 다이닝으로 한 번쯤 가볼만 한 것 같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도 몇 번 리뷰가 되어져 있는 걸 확인했어요.

 

다만, 코스 구성이 다른 곳보다 실험적인 것 같아요. 

코스 구성이 자주 바뀌는 것도 그렇고, 재료(자라, 꼴뚜기, 맛차)나

요리 방식도 예측할 수 없으니 운에 맡기셔야...

 

분위기는 어둡고 다소 무거웠습니다.

예전에 갔던 일본 다이이치 호텔의 코스요리 가격과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다이이치 호텔의 코스요리에 한 표를 주고 싶네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