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일기/일본에서 연애부터 결혼까지

결혼 전 동거를 시작하다(일본인 여자친구, 한일 커플 이야기)

by 일본 회사원 2021. 5. 6.
반응형

저희 부부는 결혼 전에 동거를 먼저 시작했습니다. 

'결혼 전 동거'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결혼 전에 함께 사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추천하는 생활 방식입니다. 하지만 결혼 전 동거를 해보기 전에는 은연중에 결혼 전 동거를 조금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결혼 전 동거'에 대해서 포스팅을 작성해봅니다.

 


 

모구짱과의 동거생활

앞서 얘기한대로, 개인적으로 결혼 전 동거에 대해서는 조금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결혼 전 동거를 하는 것이 서로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모구짱이 이직을 하게 되면서 회사에서 제공받은 맨션을 나와야 한다는 점

 - 영국 여행으로 모구짱이 집을 구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

 - 저의 집 갱신 만료 기간이 코앞이라는 점

 - 집값을 절약하고 싶다는 마음

 - 동거를 계기로 정말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되는지 확신을 갖고 싶다는 점

 

또한 여기에서 얘기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저희의 마음을 "동거"로 이끌었습니다.

 

 

연인들이 동거를 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서로의 부모님들께 허락을 맡아야죠.!

 

남자 쪽 부모님, 즉 저희 부모님께는 영상 통화로 모구짱과 함께 같이 살겠다고 허락을 맡았습니다. 부모님께는 일본에서는 커플의 동거가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얘기했습니다. 또한 모구짱이 4일 동안 한국 여행 때 저희 집에 머물렀고 부모님께서도 모구짱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흔쾌히 OK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여자 쪽, 즉 모구짱의 부모님께는 츠쿠바의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허락을 맡았습니다. 모구짱이 아버님과 어머님께 동거하고 싶다고 강하게 어필했고, 저도 지금부터 모구짱과 함께 살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사이좋게 협력해서 살라고 허락해 주셨습니다. 

 

저희 부모님에게는 가족톡방에 이미 카톡으로 이야기를 해놓았기 때문에 전혀 긴장이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아무래도 남자애라 부모님께서도 괜찮다고 생각하신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모구짱 부모님께 허락 맡을때는 얼마나 떨리던지...

어느 타이밍에 "동거 하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코스 요리를 먹었는데, 디저트가 나오고 나서 얘기했습니다. (땀 삐질 삐질)

30초도 안 걸리는 한 마디인데, 30년이 걸린 것 같았어요.

혹시 내가 마음에 안 드시면 어떡하나, 단칼에 거절하시며 어쩌지..하는 불안과 함께...

(여러분도 힘내세요!)

 

 

가구 조립도 반나절 걸린다!

덧붙여서...

부모님께 허락 맡는 것도 중요한데, 같이 살 곳을 찾는것도 중요합니다...!

두 명의 짐이 들어가는 넓은 집도 구해야 하고 살림살이며 가전가구며...

위치 정하는 것도 일주일로도 모자랐네요;;

 

한국에서의 동거는 결혼을 전제로 한다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의 '동거'는 결혼을 전제로 하냐, 하지 않느냐에 굉장히 큰 분기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커플의 동거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2018년 보건 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미혼 여성 절반 이상이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동거에 대해서 반대"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는 결혼 전에 동거 하는 선배나 동기들은 보았지만, 이들은 모두 결혼을 전제로 한 동거였습니다. 동거 후 결혼을 하지 않거나 헤어지는 커플은 아직까지 한 쌍도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 사람과 결혼을 해야겠다고 확신이 들면, 그 때 동거를 시작으로 결혼에 골인하는 것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동거"의 목적 관점에서는 모순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사실, 결혼 전 동거를 하는 목적이 결혼해서 30년, 50년, 그 이상을 함께 살아야 하는데 서로 궁합이 잘 맞나 보는 것이 아니겠어요? 함께 살아보고 정말 결혼해서 평생을 같이 살 수 있겠다, 확신이 들면 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 우리의 삶에서는 그 순서가 반대인 것 같아요. 정말로 결혼해야겠다고 확신이 들면, 그 때 동거를 하는 것입니다.

 

 

일본에서의 동거는 좋으면 한다

일본에서의 '동거'는 '결혼 전제'라는 의미가 한국보다 굉장히 옅습니다. 한국처럼 일본에서도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반수가 '서로 좋으면 동거를 시작해서 같이 산다.'라는 의미가 적합하겠네요. 

 

위 막대 그래프에서 파란색은 동거를 하고 있다는 커플의 비율을, 빨간색은 반동거, 초록색은 동거를 하고 있지 않다는 비율을 나타냅니다. 50:50 정도로 동거를 하고 있는 커플이 반, 동거를 하고 있지 않은 커플이 반 정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도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하느냐'에 대한 점은 알 수 없습니다.

* 반동거: 자신과 연인이 각자 집은 가지고 있지만, 서로 왔다 갔다 하면서 함께 지내는 동거 스타일 

 

 

이처럼 한국에서 "동거" = "결혼전제의 동거"의 국룰이 일본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습니다. (물론, 일본에도 결혼 전제 동거에 대한 기사도 있습니다)  그냥 마음 맞으면 나이가 어린 대학생이라도 동거를 할 수 있습니다. 연애는 꽤 오래했지만 아직까지 결혼 생각이 없는 직장인 커플들도 많이 동거를 합니다. (제 주변에 벌써 이런 스타일의 동거중...)

 

 

마무리

 

저희 동거생활이 담긴 영상이랍니다. 하하호호 >_<

(옛날 영상이라 편집이 별로지만 최근 영상은 편집 기술이 좋답니다.! 유튜브 구독도 해주시구요..)

오늘은 모구짱과 결혼 전 동거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한일 양국의 동거 관점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선 여자친구와 동거 하면서 고려해야 할 점, 좋았던 점, 나빴던 점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