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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일기/일본에서 연애부터 결혼까지

모찌, 토시코시소바, 오세치 (아내 가족과 먹은 일본 연말연시 음식)_1.모찌편

by 일본 회사원 2021.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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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나는 아리따운 일본 여자와 결혼을 했다.

내 인생에서 일본인 여성과 결혼은 정말 상상해보지도 못한 일인데...

여러 의미로 2020년은 정말 다이나믹하고 새로운 한 해였다. (50%는 코로나가 한 몫...ㅎ)

 

한 해를 잘 넘겼다는 의미에서 일본에선 年越しそば(토시코시소바)를 12월 31일에 먹는다.

그리고 1월 1일부터 3일까지 일본식 떡국인 お雑煮(오죠니)와 명절 음식인 おせち料理(오세치 요리)를 먹는다.

* 물론 지역마다, 가정마다 먹는 날짜나 방법, 음식은 제각각이다.

**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본에서 연말에 일본식 모찌(떡)을 만든 체험기를 일기 형식으로 포스팅합니다.

 


일본에서 모찌만들기

2020년 마지막 27일에 일본인 아내 가족, 친척들과 함께 일본식 떡인 모찌를 만들었다.

아침 6시부터 분주하게 작업이 시작됐다.

추운 날씨였지만, 몇 번 짐 옮기고 움직이니 금새 땀이 송글송글;;

 

떡 재료인 쌀도 아내의 큰 아빠, 작은 아빠 등 친척분들께서 직접 농사 지으신 쌀이다.

쌀을 깨끗하게 여러번 씻고, 직접 만든 철가마에 불을 피워 40분정도 찐다.

 

한국에서 아주 어릴 때, 명절이 되면 어머니께서 방앗간에 쌀을 한 포대기 들고가서 제사용 떡을 주문하신 것을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즈음에는 그냥 떡집에서 제사용으로 필요한 떡만 사오시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일본에서 떡을 직접 내손으로 만들다니...

하하 난생 처음 신기한 경험을 했다.(라고 쓰고 사실 작년 12월에도 했었음ㅎㅎ)

촉촉하게 쪄진 쌀은 사진에 보이는 쌀 만드는 기계(?)에 넣고 마사지 작업을 한다.

주걱이나 젓가락으로 쑥쑥 눌러주면서 공기를 빼면서 쌀알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이다.

 

 

15분 정도 기계에 넣어 두면 우리가 생각하는 떡의 표면이 완성된다.

엄청 뜨겁기 때문에 화상에 주의하면서 작업을 해야한다.

 

 

 

완성된 떡은 다시 4등분을 하고, 포장지에 집어 넣어 예쁜 모양으로 성형한다.

열심열심... 뭔가 떡 노동자가 된 느낌 6_6

모찌를 만들면서 아내의 사촌 가족들과도 처음 인사를 했다.

나와 아내보다 어린데 벌써 결혼하고 애기들까지 있어서 놀랐다. ㅎㅎ

애기들 너무 귀여웠다.... 

 

다 만들어진 모찌는 3시간 정도 식혀주면 단단하게 굳어진다.

* 여긴 방앗간도 아니고, 떡 업자도 아닌.. 그냥 일반 가정집이다 ^^

 

이렇게 만든 떡은 다시 3단계 패키징 작업을 한다. (라고 읽고 포장지옥...으악!)

그리고 신세를 진 분들, 이웃들에게 그냥 선물한다.

(모찌를 드리는 대신, 우린 소바, 딸기, 귤, 오세치 요리 등을 받는다. >_<)

 

새벽부터 시작해서 오후 1시 즈음 작업이 끝났다.

허리가 아프다하... ㅋㅎㅋㅎㅋ

점심으로 직접 만든 모찌를 먹었다.

직접 만든 떡은 정말 꿀맛이다...

 

 

모찌 먹는 방법은 한국과 약간 다른 듯 하면서 같은 점도 있었다.

인절미, 팥앙금으로 먹는 방법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お雑煮(오죠니)라고, 일본식 떡국은 처음 먹어보았다.

간장 베이스의 스프에 여러가지 채소와 어육을 떡과 함께 넣은 국이다.

우리나라 떡국은 가래떡인 반면, 일본의 오죠니는 찰떡이다.

오죠니는 1월 1일에도 먹는다!

 

그리고 일본 TV에서 봤는데 낫또, 꿀, 커스타드 크림 등

지역이나 가정에 따라 모찌 먹는 방법이 정말 다양했다...

아버님도 낫또랑 섞어서 낫또모찌는 좋아하신다고 하셨다..

(낫또모찌는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ㅎㅎㅎ)

 

 

 

아내의 사촌 오빠
아버님과 나...불당번 (火当番)

 

이렇게 친척들과 떡을 만들며 2020년을 회상해 보았다.

2020년... 다사다난한 해였다..하하

개인적으로는 전직도하고, 결혼도 하고..

 

세계적으로는 코로나라는 유래없는 질병이..

일본에서는 2020년 한 해를 아우르는 한자로 密를 택했다.

그만큼 코로나는 전 세계적으로 대박적인...우아.. 글로 표현할 수 없구나 ㅋㅋ

 

* 密는 도쿄 도지사가 발언한 3密(산미쯔: 밀폐, 밀실, 밀집)

 

여튼... 떡을 만들며 이런저런 담소도 다누고..

1년 동안은 떡 걱정없이 든든하다. (이걸로 떡볶이도 만들어 먹었지롱 ^^)

 

 

 

+

 

 

가장 마지막으로는 아오노리(김)을 넣은 떡을 만들었다.

이 떡은 수량한정이므로 진짜로 신세를 진 가까운 지인들에게 0.4kg씩만 선물했다.

 

모찌만들기 성공!

아래 영상은 일본인 아내 친정에서 한국음식 대접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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