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저희 소개를 하자면, 저희는 2020년 9월에 혼인신고를 한 한일부부입니다.
일본 도쿄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동거는 2020년 2월부터 시작했답니다. 동거를 하게 되면서 결혼에 대한 확신이 들어서 결혼했지요 >_<
이번 포스팅에서는 결혼 전 동거를 하게되면서
- 고려했던 점 - 좋았던 점 - 나빴던 점
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얘기해볼까 합니다.
> 결혼 전 동거를 시작하게된 계기, 양가 부모님께 허락 맡기에 대한 생각에 대한 포스팅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결혼 전 동거를 시작하다(일본인 여자친구, 한일 커플 이야기)
저희 부부는 결혼 전에 동거를 먼저 시작했습니다. '결혼 전 동거'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결혼 전에 함께 사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추천하는 생활 방식입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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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와 동거를 위해 고려했던 부분
포인트1. 살 집에 대해서
당시 모구짱과 저는 지하철로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모구짱은 긴자에 위치한 회사와 고향인 이바라키에 쉽게 갈 수 있는 회사 계약 맨션에 살고 있었고,
저도 환승 없이 출퇴근할 수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습니다.
* 일본에서 맨션 = 고급 / 아파트 = 오래되고 엘리베이터가 없다
동거를 하게 되면서 한 명이 다른 한 명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저희는 새로운 집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집을 구하게 된 이유로는,
- 모구짱이 동거 타이밍과 동시에 전직을 하면서 회사 이름으로 빌린 방에서 나와야 했어요.
- 제가 살던 집은 둘이 살기엔 조금 좁았고, 시설물도 낡아서 그냥 둘이서 함께 살 집을 구했습니다.
일주일 정도 매일매일 부동산 사이트에 출근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살 집을 정하고 약 3주만에 계약서를 작성, 한 달만에 새로운 집으로 함께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동거를 위한 집을 구하신다면, '나'에게 기준을 둘 것이 아니라 '우리'에 기준을 맞춰보세요.
위치, 통근 시간, 월세, 편리성, 치안을 두 명에서 협의하여 정하셔야 합니다.
저희의 경우, 위치나 통근시간은 모구짱에 맞추고, 월세는 제 의견을 많이 반영해 새로운 집을 정했습니다.
새로 구한 집이 모구짱의 회사에서 엄청 가깝습니다. 도보로는 10~15분 정도, 자전거론 5분 남짓 걸리네요. 저는 재직 중인 회사까지 지하철로 40분 정도 걸립니다. 모구짱이 편하게 회사 다닐 수 있도록 배려했어요.
월세의 경우, 11만 엔입니다. 도쿄 23구에서 방 두 개에 지하철역까지 도보 3분이라 11만 엔은 조금 저렴한 편입니다. 이 부분은 모구짱이 저를 배려해 주었어요. 제가 연식은 조금 오래된 맨션이라도 내부가 깔끔하다면 시세보다 저렴한 방에서 살고 싶다고 했거든요.
포인트2. 물건 정리(버릴 건 과감히, 필요한 것을 사자)
살 집을 구하셨다면, 이젠 같이 살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셔야 합니다.
정리의 기본은 버리기
저는 고향이 한국이고, 모구짱을 만나기 전에는 언제 다시 한국으로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집에 짐이 정-말 없었어요...
짐이 너무 없어서 큰 캐리어 두 개에 옷을 모두 담았고, 생활 및 주방용품은 택배 박스 4개로 끝났답니다.
접이식 테이블, 빨래 바구니는 박스에 들어가지 않아서 그냥 그대로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리곤 모구짱 아버님의 차로 이사를 마쳤습니다. (>_< 깔끔!)
제가 사용하던 중고 가전 3종 세트(세탁기, 냉장고, 전자렌인지)는 1인용 사이즈이고 낡아서 그냥 처분했습니다. 아마존에서 3500엔에 산 책상, 의자도 2년간 원 없이 쓰고 처분하고 왔습니다.
침대나 매트리스도 사지 않았고, 그냥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잤었어요. 이불도 아마존에서 젤 저렴한 걸 구입해서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쓰고 처분하고 나왔답니다 >_<
...결론은, 제 짐은 거의 다 버리고 끝났다는 점...
모구짱도 메트리스, 입지 않는 옷을 버렸어요. 그리고 이사 업체를 불러서 이사를 했습니다.
アップル引越センター 곳에서 했는데, 인터넷으로 견적을 받을 수 있어서 편했고 다른 곳보다 저렴했어요.
https://poohmog.com/nikkancouple-nihon/douseiapple/
모구짱 블로그에 후기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일본어)
필요한 것을 구입하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은 한도 끝도 없답니다...
저희는 식탁, 책상 두 개, 의자, 침대 퀸 사이즈를 구입했습니다. (모두 이케아에서)
그리고 자잘하게 다이소나 300 엔 숍에서 정리함, 도마, 그릇도 구매했어요.
가전제품은 모구짱이 자취할 때 쓰던 걸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포인트3. 규칙과 배려
사실, 좋아서 같이 사는 건데 뭐 규칙까지 필요하겠어요...?
서면으로 따로 계약서를 작성한 규칙은 없지만.. 굳이 말해보자면,
- TV는 집에 들이지 않기
- 서로 항상 깨끗하게 집 사용하기
- 상대방을 배려하고 더 사랑하기
이 정도가 있습니다.
TV 같은 경우, 모구짱은 TV가 없으면 안 된다고 했지만 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아직까지 TV 없이 살고 있습니다. TV가 없어도 잘 살아집니다.. (왜냐면 넷플, 아마존 등이 있기 때문에..ㅎㅎ)
사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이 매우 설레면서 긴장되더라구요...
그리고 처음에는 조금 불편하기도 해요.. 화장실 용변보기, 샤워 타이밍 등...
그래서 더욱 상대방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혼 전 동거, 좋았던 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제가 모구짱한테 장난도 많이 치고, 일본어랑 한국어랑 섞어가면서 재밌게 말하는 걸 좋아합니다.
(한본어로 말도 안되는 창작 동화도 모구짱한테 들려주곤 한답니다.)
그래서 저희는 동거하면서 매일매일 웃으면서 재밌게 지냈답니다.
물론, 가끔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며 싸우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론 웃음이 넘칩니다.
둘 다 기본 재택근무라서 정말로 24시간 내내 붙어 지내면서 슬기로운 동거 생활을 했습니다.
부지런해 진다
혼자 살면 생활 패턴이 엉망인 경우도 많은데, 같이 사니깐 엉망인 생활 패턴이 많이 개선되더라구요.
새벽 두 새시까지 스마트폰 붙잡고 있던 생활이나, 야식으로 혼자 먹방하는 생활이나,
다음 날 출근 시간 막바지에 일어나 옷만 후다닥 입고 출근하거나,
주말엔 하염없이 잠으로 늘어지다가 어영부영 늦게 일어나서 밥 챙겨 먹고 다시 자기.
이러한 생활 패턴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아무래도 둘이서 좀 더 퀄리티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몸과 마음이 생산적으로 움직이나 봐요. (블로그, 인스타툰, 유튜브도 동거를 하면서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지요 >_<)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말 바꾸면, 이 사람과 진짜로 결혼해도 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혹시 이런 말 들어보셨는지요?
- 5년 동안 친하게 지냈던 친구와도 해외여행 가서 사이가 틀어졌다
- 절대 남이랑 동업하지 말아라
익히 들어보셨쥬? 동거를 하게 되면 사귀면서 보여주지 않았던 / 보지 않았던 상대방의 모습에 마주치게 돕니다.
예를 들면, 제가 시원하게 방구끼고 좋아하는 모습을 모구짱이 목격하거나,
데이트 땐 입지 않는 낡은 속옷이나 옷가지들,
평소의 식습관, 친구나 가족과 대화할 때 말투 등...
서로 다른 곳에 살 때는 데이트할 때만 만나니깐 약간은 감추고, 내숭떠는 부분이 있을 거에요.
하지만 동거하면 '집'이라는 공간
경제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웃음, 부지런, 이해... 꽤나 와닿지 않으실 수도 있는데요, '경제적 절약'은 와닿으실 겁니다.
둘이 살면 월세, 전기세, 물세, 가스비가 저렴해집니다.
또한 외식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어서 외식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만, 저흰 식재료비로도 충분히 많이 들어서..ㅠ
그리고 경제관념에 대해서도 동거하면서 서로 공유하고, 함께 경제 공부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앞으로 우리 돈 어떻게 모을래? 돈 관리 어떻게 할래?라는 질문부터 출발하지요...)
결혼 전 동거, 나빴던 점
싸우고 난 후 어색한 공기, 분위기 속에 함께 있어야 한다는 점...?
동거 전에는 저희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서 동거를 하면서도 싸우게 되리라는 생각을 못 했어요.
그런데... 저희도 싸우더라구요...!
주로 제가 주로 화를 내고 막 뭐라고 하는 스타일인데...
- 모구짱이 양말을 거꾸로 벗어서 세탁기에 넣어둔다거나,
- 에드센스로 돈 벌어야 하니깐 블로그 매일 써라고 소리지르거나.(ㅋㅋㅋ)
요정도...
시간 지나고 보면 "왜 예쁘게 말을 못 했지?"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사소한 일인데 말이죠...
여하튼, 싸우고 나서도 계속 함께 있어야 하니, 싸운 후 어색한 분위기 속에 함께 있어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랄까요...? 다른 동거 커플 분들은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오늘은 결혼 전 여자친구와 동거를 할 때 고려했던 부분과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얘기해 보았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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