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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일기/일본에서의 삶

일본에서 마에도리(결혼 스튜디오 사진) 촬영을 합니다...!

by 일본 회사원 202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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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결혼식도 하지 않았고, 스튜디오 사진도 찍지 않았답니다. 

 

결혼식은 한국과 일본에 있는 서로의 가족들이 자유롭게 해외로 이동을 하지 못해서 언제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한국의 결혼식 전 스튜디오 촬영에 해당하는 일본의 前撮り(마에도리)를 촬영하기로 했어요.

 

한자에 前 앞(전) 자가 들어가서, 말 그대로 "결혼식 전"에 촬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희처럼 혼인신고를 한 뒤에 마에도리 촬영하는 부부도 많이 있답니다 :)

 

마에도리의 촬영 형식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일본식 전통의상을 입느냐,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느냐.

대부분 일본식 전통의상(和装)를 디폴트로 가져가고,

서양식 의복은 옵션처럼 선택하기도 하고, 선택하지 않기도 한답니다.

>저희는 이번에 일본식 전통 의상만 입고 마에도리 촬영을 하기로 했어요.

 

둘째, 실내 촬영인가 야외 로케이션 촬영인가.
대부분 실내 스튜디오에서도 촬영을 하고, 야외 로케이션에서도 촬영을 한답니다.
근데, 도쿄 23구 외곽 지역에 위치한 스튜디오라면 실내랑 야외랑 구분하는 게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시골(?)에 위치한 대부분의 스튜디오에서는 자신의 건물 내에서
실내 촬영과 야외 촬영 모두를 해결할 수 있게끔 설계해 놓았기 때문이에요.
무슨 말이냐면, 스튜디오 건물의 베란다나 정원에서 야외 촬영한다는 얘기지요. ㅎㅎ
-> 저희가 이번에 예약한 스튜디오도 200평이 넘는 정원이 딸려있어요.
여기에 저희는 저희가 촬영하고 싶은 장소(차로 30분 정도)를 로케이션 촬영으로 추가했어요.

 


10월의 어느 주말... 마에도리 촬영 사전 미팅이 있어서 다녀왔어요.

저희는 이바라키 츠쿠바에 위치한 스튜디오로 예약을 했습니다.

도쿄에서 약 한 시간 전철을 타고, 버스나 자전거로 20분을 더 이동을 해야 하는 스튜디오로 예약을 했어요.

 

응..? 왜 츠쿠바에서 찍어요?

츠쿠바에 있는 스튜디오로 예약한 이유는, 도쿄보다 더 넓은 화각에서 자연환경을 담고,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찍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가격 면에서도 도쿄보다 조금 더 저렴하답니다.

위 사진이 저희가 예약한 스튜디오 입구에요... ㅎㅎㅎ 스튜디오 입구부터 벌써 뭔가 자연자연하지 않나요?

이렇게 넓은 정원을 예약한 손님(=즉 저희)만 사용하기 때문에 도쿄보다 외곽에 있는, 하지만 도쿄에서 접근성이 나쁘지 않은 츠쿠바를 장소로 선택했어요. (사실 아내 고향이 이바라키여서 츠쿠바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

 

그래서 언제 마에도리 찍어요?

마에도리 촬영은 11월 말인데, 모구짱이 예약한 시기는 7월이랍니다.

11월은 낙엽과 단풍의 계절로 4월 벚꽃 시즌과 함께 마에도리 촬영 중 가장 인기 있는 시즌이에요. 

낙엽과 단풍의 계절로 알록달록 예쁘잖아요? 그래서 미리 예약을 했답니다.

(그리고 제가 땀이 많은 편인데, 시원한 늦가을에 촬영하게 되어서 진심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ㅎㅎ)

 

 

마에도리 사전 미팅에서 얘기한 것은?

우선 저희가 예약한 플랜에 대해 내용 확인을 쭈욱 해줍니다.

저희가 예약한 마에도리 촬용 내용은 '일본 전통의상 각 2벌 착용'플랜이에요. (和装2着プラン)

한 벌 착용하면 약 80만원에 원본 사진 데이터 100장 정도를 받을 수 있고,

두 벌 착용하면 약 130만원에 원본 사진 데이터 200장 정도를 받을 수 있어요. 

저흰 두 벌 착용하는 플랜으로 예약했답니다.

또한, 옵션으로 포토북을 만들 수도 있는데요, 저희는 따로 추가하진 않았어요.

 

 

그리고 촬영 로케이션을 추가할지를 협의합니다.

스튜디오에 넓은 정원이 있어서 굳이 다른 촬영지를 추가하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샘플 사진들을 보니 눈에 확 들어오는 사진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사진 찍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그 사진은 이바라키의 한 고민가(이바라키현 조소시에 있는 사카노케 주택)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희도 이렇게 찍고 싶어서 촬영지를 추가했어요. (촬영 로케이션 추가는 무료였어요!)

 

촬영 시 입게 될 일본 전통의상을 선택합니다.

여성은 여러 가지 기모노를 시착하고, 남자는 몬츠키와 오리하카마(紋付羽織袴, もんつきはおりはかま)를 시착해요.

아내 모구짱은 빨간색 계열 기모노를 선택해서 여러 벌 입었어요.

 

 

남성 전통의상은 여성보단 선택지가 적었어요. 

저는 블랙이랑 흰색+그레이가 그라데이션으로 들어간 조금은 독특한 의상으로 두 벌 결정했어요.

 

마지막으로 촬영 시 스타일링(메이크업, 헤어), 포즈, 소품들을 협의합니다.

소품의 경우, 스튜디오에서 구비되어 있지 않은 소품들은 직접 챙겨서 와야 한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어떤 소품들을 가져올지, 넌지시 알려주면 거기에 맞게 촬영 컨셉들을 생각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찍고 싶은 마에도리 촬영 포즈도 사전에 알려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모구짱이 아래와 같은 파일을 만들어서 스튜디오에 전달했답니다.

 

우선 저희가 가져갈 소품으로는 부채(扇子), 꽃다발, 서예 습자(習字)를 들고 가요.

이거 준비하는데도 며칠 걸렸네요..;;

 

저희가 꼭 찍고 싶은 결혼 스튜디오 사진 포즈로는

 - 반지 안에 담긴 두 사람의 모습

 -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

 - 카마레 앵글 안에 들어있는 저희의 모습

 - 낙엽을 날리는 모습

헤헤헤;;; 이왕 촬영하는 거, 자신들이 찍고 싶으 포즈로 찍으면 좋잖아요?

 

 

여튼... 두 시간이 넘는 사전 미팅을 마치고...

츠쿠바에서 좋아하는 돈까스 가게인とんQ(돈큐)에서 밥 먹고,

사자 커피에서 커피랑 디저트 먹고 도쿄로 돌아왔답니다 :)

 

이제 일본 마에도리 촬영까지 일주일도 안 남았어요.

날짜가 다가오니 뭔가 설레네요... ㅎㅎㅎ 

다이어트 1도 안해서... 조금 뚱뚱하게 나올 것 같아서...약간 걱정이긴 한데...

일본 스튜디오는 포토샵도 안해주니......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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